일상/영화보기

소수의견 - 역시 기대만큼 수작이다!!!!

바다오리~ 2015. 7. 4. 14:40

 

소수의견

지난번 매드맥스 볼 때 예고로 봤던 영화

그리고 개봉을 기다려 극장을 찾았다

2013년에 개봉을 못하고 2년간 창고속 먼지를 뒤집어 쓴 영화

도대체 왜 이 영화의 개봉을 누를 만큼

우리나라가 이 정도밖에 되지않나 싶어 꼭 봐야할 의무가 생겼다

결국 제목처럼

소수의 사람들이 물어 물어 찾아서 봐야하는 영화가 되었다

올리지 않는 극장도 많고

그나마 올려도 조조, 심야 또는 주말에 어중간한 시간에 한번으로

때마침 아버지 제사 덕분에 금요일 하루를 쉬면서

대구시내 cgv중 유일하게 조조로 올린 현대백화점에서 보았다

 

 

법정 드라마라는 특성상

연기자들의 연기력이 상당히 중요하다

긴 대사

단조로운 법정의 세트

아무런 말 없이 얼굴만 들이미는 다양한 엑스트라들

이런 구조가 법정드라마가 가지는 최악의 조건이 아닐까

그래서 관객을 사로잡을 카리스마있는 연기자가 법정에서는 필요한데

이 영화는 그런 카리스마도 별로없는

수수한 인물을 내세워

바로 내가살고있는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현실감으로 메웠다

그냥 우리의 이야기로

그래서 관객들이 영화가 영화가 아닌

저거 혹시 내가 아닐까하는 마음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이 영화는 좌우의 이념영화도 아니고

그냥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일뿐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홍재덕 전 검사가 윤진원 변호사에게 질문아닌 질문을 던진다

"야 임마 말 끝까지 들어

국가를 위해 희생도 하고 봉사도 할 사람이 필요해

나는 봉사를 했고, 박재후는 희생을 했어

그런데 너는 뭘 했어"

맞다. 윤진원은 그냥 변호사로 돈과 명예를 얻었다

그저그런 족보도 없는 국선변호사가

사회적 이슈를 얻은 사건으로 일약 중심인물이 되고

사무실도 없어 선배사무실에 빈대붙어서 하루살이로 살다가

번듯한 사무실 한칸을 마련했지만

그저그런 변호사 일 뿐이다

국가를 위해 스스로 국가가 되어 무조건적인 봉사를 했던 족보있는 검사는

역시나 족보있는 로펌으로 자리를 옮겨

국가를 경영하는 집단의 이익을 위해 또 봉사를 할 것이다

 

이 마지막 장면이 결국 우리사회의 현재 모습이 아닐까 싶다

법은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니까

국민은 국가를 위해 희생과 봉사를 해야하는 4대의무를 지녔으니까

그걸 다시한번 이 영화는 일깨워 준다

우리 모두는 국가를 위한 거대한 톱니바퀴에서 각자 자신의 위치를 절대 벗어나서는 안될 것 같은.......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살고있는 아파트는 이런 아픔이 얼마나 있었을까 하는 미안함이 생긴다

누군가는 철거되는 재개발의 현장이

바로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아파트이고

우리는 그 아파트의 가격에 목숨걸고 있는 현실이 슬프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영화는 참 훌륭하다

그리고 오늘도 극장 정리를 위해 기다리는 직원때문에

엔딩크레딧을 끝까지 보지도 못하고 나오게 되었다

엔딩크레딧 여유있게 보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하여간 엔딩에서 이 영화가 원작소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손아람, 소수의견

그리고 잔잔하게 깔리는 영화음악

철거현장의 아수라장, 아들의 죽음이라는 애절한 상황에서

대사가 사라지고 오로지 음악으로 표현하는 장면

영화음악 정말 좋았다

그래서 누군가 보았는데 "조영욱"

우리나라 영화음악의 대부라는 분이라는데

역시나 영화음악이 돋보인 영화가 아닐까 싶다

 

 

윤계상(윤진원 변호사)

삶의 무게에 찌든 피곤함

그리고 법조인 특유의 나이든체 하는 늙어보이는 행동들

정의감 보다는 먹고 살아야 하는 생활력이 더 필요한

족보없는 변호사의 현실감을 정말 잘 연기했다

한 방 먹을 때마다 상대에게 한마디 응수할 듯 하면서

그저 멍하니 바라보는 한박자 늦은 반응

결국 자신감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이 자신을 상대로 대하지 않는 것을 알기에

그저 웃지요, 그 씁슬한 미소도 상대에게 보여줄 수 없는 현실

그 부분을 정말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유해진(장대석변호사)

"그저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는 광고로 요즘 유명세다

삼시세끼에서 보여준 인간미

얼굴때문에 폭력물에 자주 나왔지만

변호사역할도 정말 멋지게 소화하는 멋진 배우다

정의감도 속물처럼 표현하는 능구렁이 속물변호사

결국 이게 가장의 모습 아닐까

유해진 역시난 볼 수록 매력적인 배우다

 

 

김의성(홍재덕 검사)

역시 이 분 이 영화의 신스릴러로 카리스마 넘쳐난다

법정드라마의 단조로움을

이 분의 카리스마 넘치는 눈매와 꽉 깨문 입술로 막았다

모든 드라마는 선과 악이라는 대결이 있어야 긴장감이 있듯이

검사라는 직업의 특수성(검사는 곧 국가라는 동일체)

그리고 공안검사라는 우리나라의 특수하고도 막강한 지위

정말 리얼하게 표현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영화 개봉전에 김의성의 연기 돋보인다는 기사를 얼핏 보았는데

역시나 멋있다

 

그리고 다른 배우들의 멋진 연기덕분에 영화가 더욱 돋보인다

좀 더 많은 스크린에서 관객들에게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지만

아마도 스크린 확보는 고사하고

조만간 내려가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영화는 단지 영화로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영화를 이념으로 평가하는 이상한 기준이 있는것 같다

안 그래도 이런 영화가 스크린 잡기 힘들 것인데

때마침 개봉한 영화 한편 덕분에 그나마 잡은 스크린도 더 이상 사수하기 힘들어 보인다

 

 

김성제 감독 - 메가폰잡은 첫 영화라고 하는데 2년간 얼마나 속을 태웠을까

자신이 만든 작품을 세상에 내보이지도 못하고 썩히는 심정

그리고 감독 왼쪽의 엄태구

차이나타운에서 냉혹한 킬러지만 가슴 한구석 따뜻함을 가졌던 연기로 눈에 팍 들어온 배우

이번에는 자신으로 인해 모든 일이 벌어지고 걷 잡을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린 청년의 심정

결국 변호사의 집요함에 스스로 무너져 버리는 모습을 리얼하게 잘 표현한 멋진 연기 돋보였다  

 

 

권해효(국민참여재판 판사)

권해효는 항상 보수적인 연기를 하는 배우로 거의 나온다

진보적인 언론사 편집국장이지만 결국은 보수적인 결정을 내리는 배신

이상하게 그런 역할에 정말 잘 어울린다

이 분 그런사람이 아닐진데 자꾸 그런 캐릭터로 굳으면 안 되는데

역시나 이번에도

판사라는 직업의 특수성

검사가 국가는 동일체라고 한다면

판사는 곧 국가다

검사는 국가의 존망을위해 국가를 대리하는 법률적 존재라면

판사는 그 자체가 국가이다

그러므로 판사의 판결은 국가라는 틀에서만 이루어진다

결국 그런 판사의 모습

권해효는 떨리는 음성과 손으로 표현했다

역시 중견 연기자의 중후함이 묻어난다

"도둑들"에서 기국서가 보여준 담배꽁초를 든 손의 미세한 떨림처럼

권해효는 검사의 일탈이 공개되는 어쩔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이를 수습해야 하는 고뇌를 떨리는 음성으로 표현하고

마지막 판결에 앞서

국민참여재판이라는 어쩔수 없는 상황에서 배심원단과 다른 판결을 내려야 하는 고뇌를

떨리는 음성과 판결문에 고정된 시선으로 표현한다

역시나 잘 어울리는 멋진 캐스팅이다

 

 

그리고 극장을 나서면서

근처 영풍문고에 들러 원작 소설을 찾아 보았다

인터넷주문하고 기다리는 시간에 읽기위해

인터넷서점의 10%할인도 마다하고 서점에서 구입했다

 

역시 원작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는다

아무리 원작자가 각본을 써도

영화라는 짧은 러닝타임에 원작의 모두를 담을 수는 없는 법

오히려 이 영화는

원작을 읽어야 영화가 더 잘 이해되고 울림이 더 클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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