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영화보기

사도 - 리얼한 연기, 장엄하다

바다오리~ 2015. 9. 25. 22:13

추석연휴를 맞이하여 집으로

기쁜 마음으로 사도를 보러 영화관으로~~~

추석연휴 미리 당겨 연가를 냈더니

평일 조조영화에 관객들이 없다

우리 부부가 200석 영화관을 독점했다......전용관 ㅋㅋ

 

 

"사도"

지난번 예고편을 보면서 개봉만 기다렸고

드디어 극장을 찾았다

역시나 기대만큼 완벽하다

 

이준익감독의 연출력

송강호, 유아인의 연기력

그리고 출연한 모든 배우들의 연기력

정말 리얼하게 조선시대 궁궐 들어갔다가 나온 느낌이다

 

그리고

체코 프라하시립오케스트라와 국악이 어우러진 장엄한 음악

엔딩에 나오는 음악에 끌려 차마 일어서지 못했다

엔딩자막이 다 올라가고

음악이 멈추어도 그 여운이 남아 일어서지 못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역사적 사실에 입각하여

두 사람을 둘러싼 주변인들 모두의 심리를 묘사하다보니

너무 완벽하게 무거워졌다

시대가 흐른 지금도

아버지와 아들

기성세대와 젊은세대의 갈등에 그대로 드러나는 현실때문에

더욱 발걸음이 무겁다

 

 

세자의 죽음 앞에서 눈물흘리는 영조

아비의 절규 앞에서 속으로 눈물 흘리는 어린 세손

아버지로부터 인정을 받고자 설움을 참아내는 세자의 울음

관객도 눈물이 난다

 

각자가 처한 상황이 다르고

그 상황에서 상대방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오히려

상대방에게는 비수가 되는 현실

명분에 집착하는 우리의 지금 현실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여유가 아직도 우리에게는 부족하다

 

영화를 보면서

한때는 자식이었던 내가

이제는 부모가 되어 입장이 바뀌었는데

나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많은 생각을 해 봤다

 

무거운 영화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한번 생각을 해 볼 문제다

사도세자를 둘러싼 그때의 갈등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우리는 그 갈등 속에서

현명한 답을 찾아야 한다

 

 

송강호의 사극 연기

유아인의 또 다른 변신

그에 못지않게

오늘 나는 어린 연기자를 보았다

"이효제"

세손역을 맡은 아역배우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갈등속에서

내면의 연기를 펼치는 모습

정말 소름끼치게 잘한다

"저는 그날 아비의 마음을 보았습니다"

아역배우가 이 정도의 내면연기를 표현할 정도로 성장하다니

정말 대단하다

 

 

 

 

절대권력자 왕

왕도 권력을 휘두르기 위해서는 명분이 있어야 하고

그 명분 때문에 오히려 신하들로부터 견제를 당하는

그런 견제에서 벗어나는 완벽한 왕을 만들고자 하는 아비의 마음

그 마음이 크면 클수록 견제세력은 더욱 집요하게 파고든다

결국 살리기위해 죽이는 아이러니

"잘하자, 자식이 잘해야 애비가 산다"

절대권력자들에게는 이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

주변인들이 너무나 얽혀있어 쉽지가 않다

 

 

문근영이 연기한 혜경궁 홍씨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강한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고,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이말이 가장 어울리는 궁궐의 삶을 표현해 준다

일단 살아야 한다

남편은 버려도 자식을 살리면 결국 다 산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조건 자식을 살려야 한다

발톱은 숨기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살아남아야 한다

 

 

김해숙

대왕대비의 모습으로 돌아 온 개성강한 여배우

정말 멋있다

 

"사도"

두고두고 소장할 가치가 있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장중한 영화음악도 두고두고 들을 만하다

내일 영화음악 디지털 판매가 시작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