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영화보기

럭키 - 오랫만에 영화를

바다오리~ 2016. 10. 19. 03:36

세상만사 시끄러운데 한가하게 영화나 보고싶어서

오랫만에 평일 저녁 영화관을 찾았다

스스로 간 것은 아니고

아이엄마가 영화보러 가자고 재촉해서

다행히 이번에는 둘다 같은 영화로 통했다

"럭키"

유해진이 좋아서 그냥 보고싶었다



이 영화 한마디로 요약하면

첫번째는 "인간 유해진을 위한 유해진의 영화"



삼시세끼를 통해 보여준 인간 유해진

진짜 그 모습을 그냥 그대로 보는 듯 하다

삼시세끼 어촌편 다시 보는듯 착각을 일으킨다

'그냥 쉬고 싶다', '후~, 오늘 저녁 반찬은 어떻하나'


"나중에 들으면 뭐해요"

나이보다 늙은 얼굴을 위로하고자 나중에는 동안일거라는 위로에

유해진이 내뱉은 말이다

아마도 자라오면서 유해진이 수없이 들어온 말과 답변처럼 들린다

전혀 배우 유해진의 대답이 아니라

그냥 인간 유해진의 독백처럼

그래서 유해진이 진짜 좋다

왜냐고, 인간이니까

삶의 연륜이 묻어나는 인간미 넘치는 배우니까


두번째는 "치열함"이다



기억을 잃고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보여준 치열함

자신의 모습이 배우였다는 것을 알고 배우가 되기위해

이를 악물고 연습하는 모습

마치 인간 유해진이 배우가 되기위해 노력했던 과거의 모습이 연상된다

그것을 통해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한다

"니들은 지금 치열하게 살고 있는가'"

단역이어도 죽기살기로 버티는 노력


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해 본다

"헬조선"을 퍼뜨린 사람은 누구일까

아마도 가진자들의 프레임이 아닐까

"니들은 노력하지마, 그냥 그 수준에서 살아"라는 것을 세뇌시키고자

내부자들에서도 그런다

"민중은 개 돼지입니다. 그저 먹을거 하나 던져주면 정신없이 달려드는"

치열하게 노력해서 올라가려는 의지를 꺾어서 아예 생각조차 하지 못하도록 만들고자

조선시대 민중은 지금보다 더 헬이었다

그리고 한국전쟁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80년대 경제호황기에 부동산 개발로 민중들이 콩고물을 맛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90년대 후반 IMF로 콩고물은 정리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이대로"를 외쳤다

더 이상 민중들이 자기들 근처로 오지 말라고



이럴수록 더 묵묵히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민중은 개돼지라는 소리가 안 나올것이다

헬조선이라고 한탄할 시간에

단역이라도 치열하게 붙잡고 노력해야한다



유해진과 칼은 참 인연이 깊다

2002년 개봉된 "공공의적"에서 칼잡이로 나온다

조직의 칼잡이에서 식육점 주인으로 살아가는 그냥 스쳐가는 단역

설경구에게 시체에 난 칼자국을 법의학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등장하는 한 장면

유창하게 칼에 관해서 설을 풀던 그 모습

그게 유해진의 매력이다. 치열함

결국 그 치열함이 지금의 유해진을 만든것이 아닐까 싶다



영화에서 최형욱은 윤재성에게 일갈한다

"너는 내 옷을 입고 한것이 고작 내 껍데기만 보았냐"

이 시대의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에게 고하는 대사가 아닐까

화려한 껍데기만 쫓지말고

그 껍데기를 만들기 위해서 무슨 노력을 얼마나 하는지를 보라고


방구석에서 컵라면 쓰레기랑 같이 뒹굴다 자살을 결심한 윤재성

최형욱이 되어 화려한 집으로 갔지만 여전히 윤재성의 게으른 모습

룸펜 프롤레타리아나 룸펜 부르죠아나 룸펜은 룸펜일 뿐

그저 돈이 있고 없고의 차이 뿐이다

결국 인간은 처절한 자기반성과 현실에서의 자기인식이 없으면 룸펜이다

돈이 있으나 없으나


최형욱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그것에 맞게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노력한다

그리고 윤재성은 이루지 못하고 자살을 결심했던 배우의 꿈을

최형욱은 스스로 쟁취하고 만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청소입니다. 내가 잘하는 것은 칼을 잘 다루는 겁니다"

저 멀리서 찾지말고

내 안에서 나의 능력을 찾아야 성공하는 세상이다

남들이 뭘 하든 내가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을 찾아서


럭키 - 코믹 영화지만

여운이 큰 영화다

그리고 인간 유해진을 더욱 좋아하게 만드는

유해진의 자전적 영화같기도 하다. 그래서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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