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대구시민기자

행복한 미술관 -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원화 전시회

바다오리~ 2017. 1. 8. 04:05



영국의 유명한 그림책 작가이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그림책 판매 순위로는 1등을 다투고

"미술관으로 간 월리" 등 다양한 작품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인

앤서니 브라운




드디어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 원화를 대구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다

어제인 1월 7일 토요일부터 전시회가 개막하였다

대구MBC 특별전시장 "M가"에서 오는 4월 16일까지 열린다









지난 2011년 앤서니 브라운이 자신의 작품인생을 돌아보면서 출판한

"나의 상상 미술관"(원제 PLAYING THE SHAPE GAME)을 기반으로 기획한 것 같다

당시 책은 그의 아들 조 브라운과 함께 저술했는데

이번 전시회의 기획자는 그의 딸 앨런 브라운이다



자신이 그린 그림책의 가장 가까운 독자인 아들과 딸이 어른으로 성장해서

이제는 그의 작품을 해석하고 도와주는 조력자가 된 셈이다

아들은 미술을 전공하다 음악으로 바꿔서 섹소폰연주자로 활동을 하고

딸은 미술을 전공해서 조각과 사진으로 활동을 하는 중이라는데

아마도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을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뭔가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그런 매력이 있다

그러한 긍정적인 에너지가 본인과 아이들의 성장에 많은 영향을 주고받은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1977년 작품 "우리 친구 하자"



1998년작 "공원에서 일어난 이야기"

같은 내용을 다룬 작품이지만 풀어가는 방식을 다르게

아래 그림에 보이지 않는 부분은 위의 그림을 상상하면 같은 그림이다

벤치 뒤로 뛰어노는 개는 두 집의 개들이다

개는 금방 친구가 되는데 비해 사람은 서로를 살펴보고 부모들이 친구를 가린다는 것을 얘기한다

아이들은 금방 친해지는 개들 처럼 아무런 차이없이 서로 친구가 되고 싶어하는데......


아래 그림을 보면 개를 바라보는 아이의 몸을 덮고있는 엄마의 그림자와

옆 그림은 가로등에 의해 하나가 된 개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의 심정을 표현해 준다

그리고 남녀가 탄 자전거는 아무데도 갈수없는 모순을......




1974년작 "코끼리" 앤서니 브라운이 그림책 작가로 처음 낸 작품

그림책 작가로 활동할 당시 편집자가 해준 조언


"그림과 글 사이에 여백을 남겨두어야 한다"


"그림에는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그 무엇인가가 담길 수 있고

글에는 그림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그 무엇인가가 담길 수 있는

그리고 글과 그림에도 담기지 못하고 생략되는 것들도 있고

그 여백은 독자의 상상력으로 채우도록 남겨 두어야 한다"


해미시 해밀턴의 어린이책 편집자 줄리아 맥레이가 앤서니에게 했던 조언으로

그녀는 1996년 은퇴할 때까지 앤서니 브라운의 파트너였고

은퇴후에도 조력자로 든든하게 그를 받쳐준다


좋은 사람과의 만남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은 그러한 조언을 받아들이고 함께하는 생각의 문제가 우선이 아닐까 싶다

작가와 편집자는 그렇게 호의적인 관계가 아닐진데

앤서니 브라운과 줄리아 맥레이의 접근 방식이 부럽기도 하다

이러한 생각의 유연함이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에 그대로 묻어나는 것 같다



미대를 졸업하고 직업으로 그림을 그린 것은 의대 실습용 해부도, 수술장면의 장기 그림 등

아래는 책에 들어간 그림





또 하나의 직업적 그림은 축하카드 그리기




영화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이 생각나는 그림들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책이라기 보다는

어른들이 읽고 생각해야 하는 어른들의 책이기도 하다


사실 그림책은 대부분 아이들에게 읽어주기위해 30대에 처음 접해보고

이후 아이가 성장하면서 40대가 되기전에 연을 끊게된다

그런데 우리는 아이엄마가 "어린이도서연구회"라는 시민단체 활동을 하게 되면서

매일 그림책을 보게되었다

덕분에 그림책이 얼마나 좋은 책이고

사실은 어른들이 더 열심히 읽어야 할 책인가를 깨닫게 되었다


많은 작가들 중에서 좋아하게 된 몇몇 작가들의 공통점은

바로 위에서 앤서니 브라운에게 조언해 준 편집자의 말 때문이다

"독자가 상상하게 여백을 두는 작품들"


우리는 그림책하면 교훈을 중심으로 한 내용을 주입하고자 한다

그러면 상상력은 사라지고 아이들은 책을 멀리하게 된다

책을 통해 상상을 하게되면

더 많은 책들을 더욱 가까이 할텐데 그점이 참 아쉽다






샤프게임을 모티브로 한 체험활동

아이들이 활동지에 직접 그림을 그리면서 각자의 상상속으로 들어가는 체험활동

전시장 위 2층에서~~~~~



앤서니 브라운이 어린시절 놀이로 즐겨 하던 것이 SHAPE GAME 이라고 한다

한 사람이 하나의 형태를 그리면

다음 사람이 그 형태에 자신의 생각을 그리고

그러한 작업을 반복하면서 각자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그림을 그려가는 게임인데

이를 통해 자신이 가진 생각과, 다른 사람의 형태를 보면서 상상하는 생각이 합쳐져

창의력을 성장시키는 좋은 놀이이면서 공부라고 한다



고양이의 꼬리는 뱀이~~~~~



쇼파는 고릴라고 변하고

고양이 꼬리는 뱀이 되고

꼬리를 먹으련는 악어, 악어의 꼬리는 바나나로 변해서 고릴라의 먹이로

우리가 어릴 적 부르던 노래

"사과는 빨갛다, 빨간 것은 원숭이 엉덩이~~~~~"

계속 이어지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상력



원화가 책에 들어가면 아래 그림처럼

축구공이 날아가면서 알로 변하고, 그 알은 황새로 변하는 상상



앤서니 브라운은 이러한 놀이를 통해 자신의 상상력을 키웠고

그것이 자신의 그림책에 그대로 묻어나온다

아이들에게 그러한 놀이를 통한 그림 그리기를 강조한다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이 인쇄된 체험활동실의 의자



체험활동을 마치고 나오면 그림책 도서관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