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퍼실리테이터

미세먼지 대토론회 - 광화문광장

바다오리~ 2017. 5. 29. 00:17

미세먼지 재난선포

서울의 역습

서울시민 미세먼지 대토론회

"미세먼지의 습격으로 위기에 빠진 서울,

'시민과 함께' 서울을 구하겠습니다."


2017년 5월 27일 17시~19시, 광화문광장

역사적인 현장에 스탭으로 참여하였다


그동안 수많은 시민원탁토론 중에서 단연 우리나라 최고의 토론회였다

일단 참가인원이 그동안의 행사와 완전히 달랐다

3000명이 한자리에 모여서 토론을 하였고

지금까지와 달리 실내가 아닌 야외에서 진행되었다


그리고 광화문광장이라는 역사적인 장소에서

시민들이 주인공이 된 토론이었다

역사의 현장에 주인이 되는 것, 이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새로운 시대로 넘어간다

광장에서 시민들이 힘을 모으고 실천을 하는 것이다

그저 바라보는 방관자가 아니라, 정치인들을 앞지르는 선도자가 되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그러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학생들이 참가를 하였다

시민들의 참여도 중요하지만

자라나는 우리의 청소년들이 현장에 직접 나와서 자신의 소리를 밝히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더욱 밝게한다


어제 우리테이블에서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박원순시장과 함께 토론하면서

환경을 왜 최우선해야 하는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우리를 위해 좋은 환경을 물려주세요"라고 주장하면서 마무리했다

박원순시장도 오늘 토론을 한마디로 요약하는 좋은 내용이라고 칭찬하고

무대에서 다시 강조해 주었다

이 아이들이 자라는 다음세대를 위해 우리는 좋은 환경을 물려줘야 할 책임이 있다


아침부터 서울로 이동해서 밤늦게 돌아오는 힘든 여정이었지만

그리고 뙤약볕아래서 무방비로 팔등을 태웠지만

정말 멋진 하루였다


훗날 기록될 역사의 한 장면속에서 내가 주인공으로 존재했다는 것이다

지난 촛불시위때 몇번을 광화문 광장에 서 있었지만

그때는 내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없었다

그저 촛불하나 보태는 존재였지만

오늘은 그 광장의 한복판에서 내가 시민들의 참여를 주도하고 있었다

그래서 멋진 하루였다


이제 우리나라도 토론의 문화가 밀물처럼 확대되고 있다

"각자의 주장은 틀린 것이 아니라, 서로가 다를 뿐이다"

서로 다른 주장을 들어주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토론의 문화

그곳에는 토론을 진행하는 퍼실리테이터가 있다



27일 저녁 KBS 9시뉴스에 나온 장면

2차 상호토론 막바지에 쟁점에 대한 투표가 진행되면서

토론 진행자 핸드폰으로 참가자들이 투표를 하도록 핸드폰을 조작하는 장면이 찍혔다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토론은 안하고 무엇을 하나 오해할 수 있는 장면이다



1차 토론에서 참가자들이 각자 생각하는 미세먼지 대응방안에 대한 주장의 시간

각자에게 주어진 1분30초의 시간에서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는 모습

발표자의 얘기를 들어주기위해 눈을 마주치고 자세히 들어줘야하고

그리고 그 내용을 정리해서 되물어주고, 노트북으로 내용을 전송해야 하는데

이 순간이 제일 바쁘다. 그래도 자신을 주목해주면 사람들은 좋아한다


112번 테이블

본무대에서 한 100미터 떨어진 곳으로, 우리 테이블 바로 뒤에 사진촬영용 무대가 있다

그래서 토론 장면이 언론사 카메라에 잡혔다

1차 토론과 2차 토론 두번의 토론이 있는데

박원순시장이 1차토론은 무대앞 테이블에서 진행하고

2차 토론은 자리를 옮겨 하기로 해서 그 자리를 내가 들어가게 되었다


우리 테이블 참가자들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학생들과

초등학교 교사, 학부모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었다

사전에 박원순시장이 토론에 참가할 것이라고 알려주고

혹시 방송사 카메라가 오더라도 긴장하지 말라고 했는데, 아이들이라 순간 당황하는 모습이~~~

참가자들보다 더 많은 카메라들이 자신들을 에워싸니까 활발한 주장이 좀~~~

그래도 교사, 대학생, 중학생, 초등학생이 자신의 생각을 얘기했다




정부종합청사가 이렇게 고마울 줄은 몰랐다

다행히 우리자리는 정부청사 앞쪽이라 해가 가려졌다

<<<요기까지는 언론사 사진들~~>>>




오후 1시 현장에 도착해서 우리를 맞이한 것은 태양

누가 뭐라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종이모자를 찾아서 덮어썼다

머리스타일이 엉망이 되어도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결국 해가지고 종이모자를 벗는 순간 노트북 모니터에 비치는 머리스타일보고 당황스러웠다

"내가 이럴려고 모자를 썼나~~~" 



대규모 인원이 투입되는 행사다 보니

각 스탭별로 구분이 필요해서 주최측에서 준비한 티셔츠

토론 진행자들은 하얀색 티셔츠

테이블사이를 돌면서 문제를 처리하는 그룹은 주황색

진행을 하는 스탭들은 하늘색



무대에 올라 전체 장면을 찍었다

멀리 세종대왕동상까지 토론 테이블이 펼쳐진다. 3000명을 위한 300개 테이블

무대에서 서면 웬지 흥분된다. 행사 사회를 보고싶은 열정이 꿈틀거린다~~~~~



오후 1시30분부터 2시10분까지 일단 리허설 및 교육

오늘은 퍼실리테이터 경험자들이 신규자들을 잘 리딩해야 하는 상황이라 먼저 모여서 리허설

그리고 오후 2시30분부터 신규자들과 함께 큐시트 및 스크립터, 의제 강독하고

10명씩 그룹을 지어서 세부교육으로

내가 맡은 구역은 210번대 10개 테이블 진행자들을 모아서 토론진행 요령을 교육시켰다

그동안 우리는 태양아래 무방비로 노출되었다

원래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할 계획이었지만

누군가 그곳에서 집회를 하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우리는 그늘이 없는 이곳에서~~~




텅빈 테이블, 이제 곧 사람들이 몰려온다~~~




사람들이 몰려오는 것은 순식간이다. 4시부터 등록이 시작되자 학생들이 제일 먼저오기 시작한다



우리 테이블에 가장 먼저 온 가족참가자

어머니가 초등학교를 통해 신청을 했는데, 중학생과 초등학생 아들이 각각 다른 테이블로 배정되어 대략난감

엄마손에 이끌려온 중학생 아들은 태양을 상당히 싫어했다

나중에 온 우리 테이블의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들 왈 "중2는 아무도 못 말려요" 자기도 그랬다고~~




지자체별로 만들어내는 생수의 원조격인 서울의 아리수

포장 용기는 거의 에비앙 수준으로 달라졌다






토론이 시작되는 모습, 대가 선 자리에서 앞에서 부터 뒤로 차례로 찍은 모습





1차 토론이 끝나고 사회자(김제동)가 우리 테이블옆에 위치한 사진 촬영용 간이무대에 올라와

현장의 얘기를 전달하는 모습



토론이 끝나고

박원순시장이 토론의 내용을 바탕으로 서울시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발표하고 있다



112번 테이블의 자랑스런 참가자들

오른쪽부터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들, 초등학교 교사, 중학교 2학년 여학생, 남학생, 여학생

그리고 대학생, 학부모, 초등학교3학년 아들, 그리고 대학생




잿빛 하늘을 파란 하늘로 바꾸자는 퍼포먼스로 오늘 토론을 마무리~~~

다행히 이날 현장은 다른 날에 비해 상당히 맑았다

저녁에 서울역으로 이동하면서 서울 하늘에서 별을 보기도 했다



대학원 동기샘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서울교육청에 근무하는 장학사인 동기샘은 이날 행사를 준비한 주최측의 일원이었고

직접 현장에서 토론도 참가하고, 자신의 지역이라고 저녁으로 삼계탕을 쏘았다~~~



또 한분의 대학원 동기샘은 일부러 격려차 현장을 찾아주었다

밥도 못 먹고 일한다고 본죽에서 비빔밥을 구입해서 줄 정도로 열성이다

끝나고 같이 저녁을 먹었다

다음에는 꼭 토론진행자로 나서 줄 것을 부탁드렸다~~~~ 잘 하실 분들인데~~




웬만한 시민원탁토론회 참가인원보다 많은 토론진행자들, 300명이다

사진도 찍기 힘들정도로 많다

이번 행사를 위해 교육하고 참가한 시민들은 대부분 귀가하셨고

한국퍼실리테이터연합회 소속 회원들이 함께 기념촬영으로 행사를 마무리하였다


야외에서 진행된 토론회

일단 문제는 자연조건이다


바람, 해가지기 전까지 순간적인 강한 바람이 많이 불었다

테이블에 올려놓은 자료들이 사정없이 휘둘릴 정도로 난감했다


태양, 일단 준비하는 동안 피부가 따가운 것은 문제가 아니고

진행장의 주요 도구인 노트북 화면을 볼 수가 없을 정도다

화면 밝기를 최대한 올려도 난감했다. 준비작업과 점검이 너무 힘들었다

다행스럽게 본 행사는 해가져서 무리가 없었다


평소보다 진행자들이 상당히 힘든 토론이었지만

그래도 광장의 분위기는 그 힘든 상황을 모두 잊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