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퍼실리테이터

서초의 미래 - 업무보고 토론회

바다오리~ 2017. 11. 1. 12:56

서초구에서 재밌는 토론회가 열렸다

다음해 이루어질 사업보고를 토론회로 진행한 것이다



통상 업무보고는 담당 실국에서 준비해서 구청장에게 보고하는 것으로 끝난다

그런데 서초구에서는 구청장과 담당실국만 공유하던 업무보고 내용을

전체 구청직원들에게 공개를 하고

개별 사업에 대해 다른 부서 직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아이디어나 미처 생각못한 걸림돌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토론회를 선택한 것이다



토론팀은 1400여명에 이르는 구청 직원중에서 110명을 선발하여

한 테이블에 9명~10명으로 구성하였다

6급부터 9급에 이르는 실무직원들 중심으로 하였고

대체로 일선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7급~8급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내가 맡은 12번 테이블

동에서 2명, 보건소에 1명, 그리고 과별로 1명씩 해서 10명으로 구성되었다

12개 테이블중 대부분은 9명으로 구성되었는데 몇군데만 10명으로 구성되었고

그중의 하나를 맡았는데, 다른 테이블보다 1명 많은 것이

토론을 진행하고 의견을 받아서 정리하고 전송하는데 살짝 바쁘게 한다



다들 처음에는 의아해 했지만

내년도 업무보고를 직원들이 직접 들어보고 판단하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이 중요하다



토론은 오후 2시부터 진행되지만

퍼실리테이터는 이미 오전 11시에 집결하여 리허설을 시작한다

아침 8시30분 기차로 올라가서 정확하게 저녁 8시45분에 다시 출발지로 돌아왔다



토론에 사용할 업무보고 자료집 - 3개 분야로 나누어진 2018년 업무보고 자료, 그리고 크롬북



크롬북을 치우고 나의 노트북으로 다시 자리를 잡았다

크롬북은 행사장에 전원 설치가 어려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 토론현장에 종종 쓰지만

크기가 작아서 자판이 매우 불편하다

점점 손이 무뎌져가는 나로서는 크롬북이 상당히 불편하다

오탈자가 많이 발생하고, 키 위치가 달라서 반복해서 찾는 등~~~~

그래서 노트북을 가져갔고, 덕분에 시간에 쫓기지 않고 토론을 진행할 수 있었다


화면 옆에는 전체 진행상황 시간표를 붙이고

주요한 키워드는 메모해서 노트북에 부탁해두면

의제를 설명할 때, 입력할 때 유용하게 쓰인다

왜냐하면 테이블에 11명이 앉다보면 자리가 비좁고

내가 사용할 공간이 얼마되지 않는다. 그래서 펼쳐둘 자료가 매우 제한적이다

최대한 자료는 펼치지 않고 중요사항만 메모해서 바로 볼 수 있도록 조치한다



서울시에서 생산하는 아리수와 함께, 그리고 다과류와 과일~~~



요즘 체중조절을 아주 열심히 한 덕분에 이제는 어느정도 슬림해졌다



서초구청에서 근무중인 대학원 동기샘을 만나서 토론전에 잠시 얘기를 나누고

내년이면 정년이 다가오는데

숲치유사 과정 공부를 열심히 하시고 있고, 주말에는 고궁과 한양성곽 해설사로도 활동하시는 열정적인 분이다

정년이후의 삶을 열심히 준비하시는 분으로 배울점이 많은 분이다.




담당 국장, 사업소장이 직접 업무보고 발표를 진행하고

마지막에는 나름의 퍼포먼스도 하고

토론 전 발제를 재밌게 하였다



그리고 한가지 테이블 토론을 진행하면서 느낀점은

구청장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는 것과

여성의 사회 진출이 경직된 조직문화에 상당히 중요한 점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서초구청장도 여성으로 상당히 유연한 대처가 돋보였다


앞으로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더욱 활발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9급으로 이제 갓 들어온 신입직원의 한 마디가 달라진 조직분위기를 대변해서 신선했다


"팀장님이 꼭 한마디 하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마이크 잡았는데요, 한마디 하겠습니다.

2017년도 사업성과를 보고할 때 다 잘했다고만 하는데

잘못한 것도 있습니다. 잘했다는 것보다는 잘못한 것에 대한 반성의 토론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넷으로 구청내 모든 직원들이 토론 현장을 보고있고

토론장에는 구청장을 비롯한 실국장, 과장, 동장 등 모든 사람들이 주시하는 가운데

이제 들어온지 얼마 안되는 9급 여직원은 당당하게 할말을 하는 모습

정말 중요하고 멋지다

또 그것을 받아들이는 구청장의 유연함

그런것들이 한데 어우러져서 발전을 이루는 것이 아닐까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왜 하는지를 항상 고민하는 공무원의 마음가짐이 점점 커질 것 같다


토론에 참가한 직원들은 사업에 대해 때로는 비판도 하고

다른 지역의 사례를 들어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고

이에대해 담당국장, 과장들은 우리도 열심히 하고 있다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확실히 공무원 조직도 지방자치제를 통해 유연해진 부분도 있는 듯 하다




마지막으로 토론에 참가한 직원들에게 주어진 말죽거리 골목상품권

그리고 토론 우수 직원 4명을 선발하여 해외배낭여행도 보내주고~~~


업무보고형 원탁토론도 자주 열리면 좋을 것 같다

공무원 조직이 유연해지면

우리 사회는 더욱 유연하고 소통이 잘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