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퍼실리테이터

구미 100인 원탁회의 - 구미의 미래

바다오리~ 2017. 11. 13. 03:45

새로운 도약, 구미의 미래를 말하다를 주제로

11월 12일 일요일 오후2시 구미시에서 처음으로 시민토론이 진행되었다


<사진출처 Focus daily>


구미 토론의 경우 사전 기초조사를 맡아서 진행하였고

당일 현장에서는 테마팀에서 분석을 할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럽게 퍼실리테이터 한 분이 병원에 입원하는 관계로

테이블 퍼실리테이터로 참가하게 되었다


<기자가 우리테이블에서 사다리에 올라가 하이앵글로 잡는 바람에 빛나는 이마만 확대되었다>

<사진출처 NEWSIS>


원래 분석을 하고 싶었던 이유는

기초조사를 직접 진행하여서

실제 토론 현장에서 시민들의 생각은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고 싶었다

테이블에 있으면 전체적인 생각의 흐름을 전혀 알 수가 없으므로

분석팀에서 전체를 조망하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현장 사정으로 테이블에서 일부의 시민들을 만났다


<사진출처 데일리대구경북뉴스>


구미시

최근들어 전국적인 이슈의 현장이 되고있다

인구 42만명의 기초자치단체인데 비해

언론의 관심은 광역시급이다

얼마전 토론을 진행했던 평택시보다 인구가 훨씬 적은 구미시가

토론후 현장에 대한 언론의 기사 노출 정도와

토론 현장을 찾은 기자들의 인원수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다

구미시의 토론 결과는 중앙일간지까지 15개 정도의 기사가 실시간으로 노출되었다

그런데 평택시의 경우 두번의 토론이 있었지만 중앙일간지는 없고

지역신문에 겨우 2개의 기사가 나왔을 뿐이다

그런 점에서 구미를 바라보는 시선은 상당히 전국적이다


<사진출처 news1>


토론 테이블에 참가한 참가자 보다도

참관석과 기자석을 가득 메우고도 모자라 뒷쪽에 서서 경청하는 사람들까지

상당히 열기가 뜨거웠다

그리고 실제 갈등의 골도 깊었고, 그 열기도 뜨거웠다

최근 뉴스에 보도되던 갈등의 현장들이

토론 현장에서도 그대로 노출되었다


구미시는 과거 우리나라 최고의 공업단지로 영화를 누렸던 영광과

시민들 평균연령이 37세 정도의 전국 3위라는 젊은 도시 이미지와

더욱 확장되는 공업단지로 인한 인구유입의 기대효과 등 생동감있는 도시지만


현장으로 들어가면 젊음의 생동감이 느껴지기 어려운 점도 가지고 있는 이중적인 도시다

기술의 발전으로 구미의 산업계도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졌고

그동안 구미를 지탱하던 대기업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여

지역경제는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사진출처 데일리대구경북뉴스>


하여간 구미시 시민토론은 상당히 뜨거웠고

쟁점에 대한 시민들 상호간의 숙의는 별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토론 진행을 맡은 고성국 정치평론가와 이익선 아나운서

현장의 쟁점을 파악하고 트랜드를 읽어내고 통합을 이루어야 하는데

이 두분의 진행은 많은 부분에서 아쉬움 점이 있다

고성국 정치평론가와 이익선 아나운서는 시민과 단체장의 직접적인 인터뷰 진행을 즐겨해서

토론의 쟁점을 통합시키는 것 보다는 개별사안으로 파편화시킨다

결국 오늘 토론은 쟁점들에 대한 통합아 이루어지지 못하고

각자의 대립된 생각으로 끝나게 되었다

토론에서 리딩 퍼실리테이터의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한번 깨닫게 된다

현장의 사정이 개입되어 아쉬운 진행이었다


대체로 토론이 끝나면 참가했던 시민들은 속이 후련함을 느끼게 되고

참가자들간끼리 밝게 인사하면서 헤어지는데

구미시에서는 오히려 토론이 끝나고 더 답답함을 느끼는 것 같았다

참가자들끼리 밝게 인사하는 사람들보다는 말없이 그냥 각자의 길로 가는 모습이

구미의 현상황을 보여주는 듯 하다


그런점에서 구미는 앞으로 이런 시민토론의 현장이 더욱 많아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장은 객관적으로 펼치고

다른 사람의 얘기를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한데

지금은 서로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서 주장에 감정이 실린다

그래서 서로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기 보다는 감정이 앞서게 되고 목소리만 커진다


<사진출처 NEWSIS>


1995년 지방자치제도가 시작되고 주민들이 직접선거로 선출한 시장이

지금까지 단 두사람뿐인 구미시

민선 1대~3대까지 김관용(현 경상북도지사)

민선 4대~6대까지 남유진(현 구미시장)

지방자치단체장은 3번까지만 연임이 허용된다


지난 24년간 단 두사람의 시장을 모신 구미시 공직자들의 자세도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구미시민들이 전하는 공무원들의 고압적인 자세, 시민들을 무시하는 자세 등을

구미시 공무원들은 귀담아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도농복합지역의 공무원들이 상당히 힘든 점도 있지만

지난 24년간 시정을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지난 평택시와 서초구청의 토론을 진행하면서 받았던 인상은

일단 시민들의 지적에 대해 단체장은 첫마디가 "제가 부족해서 그런 겁니다"였다

그런데 오늘 구미시에서 단체장이나 공무원의 답변 첫마디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바로 이 지점이 시민들과 행정의 거리를 실감하게 하는 것 같다

일단 시민들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먼저 들어줄 자세가 필요한데 그렇지 않은 것처럼 보이고

선출직 공무원은 선거라는 경쟁을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데

구미시는 그런 활력이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아쉬웠다.



오전 10시 현장의 모습 - 토론은 2시에 진행되지만 현장은 이미 전날에 준비가 완료되었다




퍼실리테이터 사전 리허설 - 전체 진행상황 및 의제 설명 그리고 퍼실리테이터들간 모의토론 연습

테이블 토론 진행 연습과 토론의제를 시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 답변을 미리 예측해보는 모의토론



오늘 내가 진행할 5번 테이블

앞에서 두번째 한 가운데 테이블이라 평소처럼 토론진행 중 사진을 찍지 못했다

개회식과 폐회식, 투표 시간을 이용해서 토론상황 전체를 찍었는데

자리도 그렇고 토론 분위기도 너무 뜨거워 토론 중에는 사진을 전혀 찍지 못했다

다행히 언론의 관심이 많아서 토론 현장 모습을 신문에서 많이 구했다





오늘 테이블에 간식으로 나온 빵 - 구미시와 제과협회 구미시지회가 만든 브랜드라고 "베이쿠미"

팥빵과 멜론 두가지가 나왔는데 아주 맛있었다


다른 자치단체와 달리 구미시는 수돗물 생수가 없었다

요즘 자치단체 토론을 가면서 은근 자치단체별 생수 브랜드를 사진으로 모으는 중이었는데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