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영화보기

리틀 포레스트 - 영화는 좋지만, 제작은 글쎄

바다오리~ 2018. 3. 15. 22:06


봄날을 기다리는 지금 시기

계절에 딱 어울리는 영화 한편이 있다면

바로 "리틀 포레스트"라고 생각된다


청년들의 고민

성장을 하면서 느끼는 고통

성인이 되면서 짊어져야 하는 고통의 무게를 견디는 것들

뭐 그런 것들을 다루고 있고


무엇보다 아름다운 영상이 돋보인다

그러나

이 작품의 독창성은 없다

일본의 원작 만화가 있고

이미 2014년에 일본 감독이 영화로 제작해서

2015년에 우리나라에서도 상영이 되었다고 한다


동일한 포맷의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변화를 묶어서

두 계절씩 나눠서 두편으로 영화를 제작했다고 한다

그것을

2018년에 임순례 감독이 한편의 영화로 리메이크한 것으로


이 영화를 보고난 느낌을 두가지로 압축하면


첫째는 현실감이 너무 없다는 것으로 감독이 구름위를 거닐고 있다.








시골이 너무 아름답게

그리고 이상적으로 그려져

현실세계에서 지친 우리 청년들에게 헛된 꿈을 심어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노파심이 든다

당연히 요즘 청년들이 그런 현실과 이상을 구분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데도 너무 예쁘다

그래서 영화겠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

농촌이 "냉장고를 부탁해" 셰프의 식량 창고는 아니다



두번째는 상당히 의미있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주인공의 어머니는 주인공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아이를 두고 떠난다

그 이유는 이제 너도 성인으로 살아갈 나이가 되었고

나는 이제부터라도 나의 인생을 살기 위해서

성인으로 든든하게 자리를 잡도록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가르쳐주고 떠난다

그리고 혼자 살아가도록 고민하라고 한다


어떻게 보면 참 몰인정해 보이지만

사실은 이게 부모로서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하게 한다

아이가 스스로 살아갈 방법을 터득하도록 키우는 것

그리고 독립적인 각자의 개체로 살아가는 것


전반부는 자연과 음식을 하는 장면들에 몰입하고 봤는데

후반부는 떠나간 어머니가 남긴 편지로 인해 부모로서 고민을 하면서 봤다


아마도 이 고민은 상당히 의미있는 고민이고

진지하게 곱씹어야 할 고민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아이들이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있도록 키우고 있는가?


시골집으로 온 첫 날

주인공이 눈속에 파묻힌 배추와 파를 뽑아서 찬거리를 만들고

밥을 짓고

맛있게 먹는 장면


우리 아이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헤쳐나가기 위해

뭔가를 고민하면서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키웠는지 고민해 본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상당히 의미가 있고

잔잔한 파장이 꽤 오래 갈 것 같다


세상은 스스로 개척하고 살아야 하는 곳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던 주인공의 친구가 직장을 관두고

집으로 돌아가 농사를 짓게되는 것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한 장면

그러나 이 장면은 굳이 없어도 내러티브로 충분히 설명되지 않을까

직장 생활에서 저런 상황은 수없이 겪게되고

그러면서 성장해 가는 것인데

너무 직장생활을 과도하게 보여주는 장면 같다




직장인들이 가슴에 사표를 품고 다니지 않는다면 그건 직장인이 아닌데

그런데도 참고 견디고 내일을 기약하지만

저렇게 당당하게 나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주인공도 한 마디 한다

"너는 논도 있고, 과수원도 있잖아"



가장 현실감이 있는 인물이다

지역의 학교를 졸업하고

지역의 농협에 취직해서 즐겁게 살려고 노력하는 주인공의 또다른 친구

언젠가는 이곳을 떠나겠다고 늘 다짐하지만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그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이 아닐까

사실은 이게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이상을 찾아 떠나고 싶어하지만 늘 현실에 머물고 마는 우리들처럼


삶은 항상 즐거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슬픈 것도 아니고

사는게 참 어려운 질문인 것 같다

그런 점을 다시 한번 고민하게 하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부러운 누구의 삶이 마냥 좋은 것도 아니고

내가 주인공이 되는 나의 삶이 가장 좋은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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