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영화보기

플로리다 프로젝트

바다오리~ 2018. 3. 17. 21:58


플로리다 프로젝트

예고편에서 받은 인상은


"힘든 환경속에서도 아이들은 밝게 자란다

그런 아이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찾아보자"


뭐 이런 느낌으로 영화를 선택하고 봤는데

엔딩 크레딧이 오르면서 충격을 받았다



도대체 이 영화 뭐야~~~~

느닷없이 올라온 엔딩 크레딧

그래서 혹시나 엔딩 크레딧후에 뭔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 기다렸다

빨리 나가라고 미소로 압박하는 아르바이트생을 끝까지 외면하면서

그러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아이들의 소음만 들렸을뿐

결국 영화는 그걸로 끝났다


그리고 다음날까지 고민하게 만들었다

이 영화 참 괴롭다

보면서 정제되지 않은 화면에서 괴로웠고

갑자기 훅 끝내버려서 괴로웠고


그러나 하루가 지나고 괴로움이 걷힌다

감독은 문제의 본질을 관객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도록 만든다

실제 현상을 우리가 보는 관점이 아니라

아이가 보는 관점, 그 아이들이 겪게 될 문제의 시점으로 보여준다

우리는 항상 아이들을 위한다고 하지만

정작 그 관점은 우리의 시각에서만 판단한다


감독은 바로 그 지점을 영화에서 말하는 듯 하다

어른들이 판단하면 아이들은 따르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들도 생각이 있고, 어른들은 그것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미혼모이지만 최선을 다해 아이를 키운다

힘들어도 아이를 키우는 것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어디서 저런 힘이 나올까

대체로 저런 상황에서 아이를 포기하지 않을까 싶은데

끝까지 아이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 엄마때문에 아이가 맑게 자라는 것이 아닐까



플로리다 프로젝트 - 디즈니랜드 만들때 붙인 프로젝트 이름이라고 한다

아이가 사는 공간은 디즈니랜드 건너편 모텔촌

길 건너에서 바라보는 디즈니랜드 불꽃쇼

돈을 내고 보느냐, 돈을 내지 않고 보느냐의 차이일 뿐인데

그 이상의 차이가 현실에서는 존재한다



주인공과 그녀의 친구들

아이스크림 하나를 두고 서로 나눠먹는 장면이 인상 깊다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요즘 잔잔한 영화들이 많이 나와서 좋은데

이 영화는 관객들이 찾기 힘들다

평택시에서는 평택역cgv에서 오후 5시10분에 딱 한편 상영한다

선택이 아니라 찾아가야 하는 현실이 아쉽다


그리고 우리나라 영화중에서 개봉을 기다리는 영화 하나가 눈에 띈다

"덕구"

생의 마감을 앞둔 할아버지가 두 손자를 누군가에게 맡기기위해 길을 떠나는 설정

플로리다 프로젝트랑은 좀 다르지만 우리영화가 이런 관점도 있다는 것은 좋다

4월5일 개봉이라는데

이 영화는 찾아가야하는 현실이 아니길 빈다




그리고 오랫만에 스크린으로 만난 윌렘 데포

1987년 "플래툰"이라는 영화에서 베트남 전쟁의 실상을 보여주던 강한 인상

강한 인상 덕분에 주로 전쟁 영화, 특수부대 이런 역할을 했는데

나이들어서 일자리 걱정하는 평범한 동네 아저씨로 나타났다


배우는 나이가 들수록 더욱 깊어지고 멋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