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퍼실리테이터

경기도 시니어문화예술정책 개선방안 조사

바다오리~ 2018. 5. 29. 03:44

지난 4월17일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장에서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연구용역 착수보고회가 있었다.



2018년 경기도 시니어문화예술정책 개선방안 연구와 관련하여

경기도내 시니어문화예술 활동 현장을 방문해서 조사를 하는 업무를 맡게 되었고

경기도를 크게 4개의 권역으로 나누고

그 중 동부지역을 담당해서 성남, 하남, 광주 지역의 기관들을 방문하였다.






조사는 4월 23일부터 시작되었고

방문할 기관들과 사전 협의를 거치고 일정을 조율한 다음

지역별로 묶어서 6일에 걸쳐 조사가 진행되었다.

일수로는 6일이지만 2주일에 걸쳐서 조사가 이루어졌고

시니어들의 시간에 맞춰서 매일 이른 아침에 현장으로 달려갔다.














조사를 하면서 지역간 편차가 상당한 것을 느꼈고

조사를 거부하는 수강생들도 많았고

특히, 문화예술을 직접적으로 즐기는 사람일수록 더욱 조사에 대한 거부감이 컸다.

수업 시간을 침해하지 않고 쉬는 시간에 잠시 조사를 하겠다는 데도 시간이 없다거 거부하고

기관에서도 수강생들의 민원을 들어 난색을 표하였다.

그나마 지역의 문화원과 노인복지관이 도와줘서 조사를 마칠 수 있었다.


이러한 수강생들의 차이를 보면서

점점 증가하는 은퇴자들의 문화예술 여가 활동에 대한 우려스러운 점도 보였다.


지금 70내의 시니어들은 대체로 문화예술 활동을 취미로 많이 누리지 못한 삶을 살았다.

산업화의 끝자락에서 오로지 일에 묻혀서 살았던 마지막 세대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들에게 여가 생활의 질적 차이는 크게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부터 은퇴의 길로 들어서는 세대들은 다르다.

58년생들이 올 해 정년을 맞이하는 60대에 이른다.

이들은 지나온 삶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취미로 누려본 세대들이다.

이들이 은퇴를 하고 경제적인 측면 때문에 기존에 누리던 여가생활을 누리지 못한다면

현재 70대 이후가 느끼는 박탈감 보다는 훨씬 크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이미 누려 보았던 사람들이

은퇴이후 줄어든 수입 때문에 여가 생활이 위축되는 상황을 매우 힘들어 하게 될 것이다.


조사 현장에서도 최근 은퇴한 남성들일수록 조사 항목에 대한 거부감을 그대로 드러낸다.

현재 경제적인 수입과 문화예술 활동의 상관관계를 조사하는 부분에서 심하게 나타난다.


은퇴를 하면 은퇴전 보다 수입이 확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이제는 은퇴이후 삶이 까마득하여 수입에 대한 부담이 크다.


지금까지는 고령화의 문제를 기본적인 복지에 초점을 두고 있었고

좀 더 추가하면 노인 일자리 정도에 집중하였다.

그러나 앞으로 노인 문제는 여가생활에 대한 고민이 더 커보인다.

배가 고픈건 좀 참을 수 있지만

정신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여가활동은 참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

특히나 상대적인 박탈감은 정신적 고통을 더 크게 몰고올 수 있다.



판교노인종합복지관 - 하루 이용 인원이 500여명에 이른다.

수영장부터 식당까지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화장실이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화장실의 거리는 가까워야 한다.

판교노인종합복지관은 어떤 곳에서도 강의장을 나오면 바로 화장실이 보인다.

1개의 층에 화장실이 좌, 우, 중앙 등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노인 시설에 화장실 위치는 상당히 중요함을 일깨워 준다.




판교노인종합복지관의 월간 프로그램 - 너무 많아서 전지에 아주 작은 글씨로 작성을 할 정도다.

수강료도 상당히 저렴하다.

은퇴자들이 거주하기에 판교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다만, 집값때문에 쉽게 이사갈 수는 없다는 점이............




자체 월간 소식지도 발행하고 있다.



하남노인복지관의 프로그램이다.

굳이 인쇄할 필요도 없고, 그냥 2층 벽면에 붙여 두었다.

중고등학교 교실에 있는 시간표를 보는 것 같다.


지금 보이지 않는 지역간 차이, 계층간 차이가 상당히 크게 벌어지고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런 간극을 좁혀주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많이 힘들 것 같다.


고령화의 문제가 점점 현실로 다가온다.

수도권은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모여있는 곳이다.

그나마 수도권은 지역에 비해 평균 연령이 낮은 곳에 속하지만

현재 경기도 인구 중 50대 이상의 비율이 41.24%에 이른다고 한다.


그나마 젊은 수도권이 벌써부터 고령화를 대비하는데

이미 고령화가 진행되는 지역은 대비가 안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설문지와 기념품을 챙겨서 다니는 기분이 묘하다.

그래도 아침에 무거웠던 짐이 오후에 가벼워질 때는 기분도 날아갈 듯 기쁘다.

총 200개의 설문조사를 마치느라 힘들었지만 나름 굉장히 의미가 있었다.

토론 현장이나 조사 현장을 통해 사회 현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소득이다.



조사 현장에서 쉽게 조사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볼펜이다. 볼펜이 잘 나오면 조사는 쉽게 진행된다.

설문지를 책상에 두고 작성하는 상황은 극히 예외적이다.

최악에는 서서 조사를 할 수도 있다.

이럴때 볼펜이 술술 잘 나오면 조사도 잘 진행된다.

그래서 볼펜은 좋은걸 써야한다.

예전에 대학에 근무할 때 서귀포 지역에서 조사를 하면서 써봤던 볼펜

이 브랜드의 볼펜이 가장 무난하다.

조사를 마치고 볼펜을 회수할 때 가져가는 분들이 나온다. 볼펜 너무 좋다고~~~


지난 4월과 5월은 정신없이 바빴다.

그 바쁨의 시작은 경기도의회 조사였었다.

그래도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