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퍼실리테이터

포항 인문활동가 토론 세미나

바다오리~ 2018. 6. 11. 22:37

"인문도시지원사업 포항 인문활동가 세미나 토론"

지난해 12월부터 경북대학교 인문학술원 주관으로 포항에서 인문활동가 양성을 위한 토론식 세미나가 진행되었다.

포항에 관한 인문학적 주제를 중심으로 10개의 강좌가 진행되고

2개의 강좌를 묶어서 강좌별 강사가 제시한 주제를 놓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강좌는 2017년 8월30일부터 시작되었고

4번의 토론 중 첫번째 토론은 2017년 12월 26일에 시작되었다.


포항이라는 도시는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알 수있는 포항제철이 있고

요즘은 포항공대로도 유명하고

대한민국의 일부분이지만 해병대에 입대한 가족들도 포항을 잘 안다.

그리고 겨울이 되면 과메기로 다시 포항을 입에 올리게 된다.

그리고 해가 바뀌고 새해가 되면 호미곶 해돋이로 인해

대한민국 국민들은 포항으로 한 해를 시작한다.

과메기로 한 해를 마감하고, 해돋이로 새 해를 시작하는 포항

참 독특하게 대한민국 국민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도시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그것은 포항이라는 껍데기에 불과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5회에 걸쳐 토론을 진행하면서

포항 사람들이 생각하는 포항은 무엇인지 알게되었다.


우리는 흔히 포항제철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포항 사람들은 예전에 그것을 "종철"이라고 불렀다.

어린 시절 큰형님이 포항에서 장사를 한적이 있어서 놀러가면 "종철"이라고 불러서

그때는 그게 도대체 무엇인가 의아해 했었는데

이번 토론을 통해 포항 사람들은 당연히 그렇게 부를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요즘은 포스코로 불리는 포철의 본명은 "포항종합제철소"다

우리는 이걸 줄여서 "포철"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포항 사람들에게는 굳이 포항을 넣을 필요가 없다.

그래서 그들은 종합제철소를 줄여서 "종철"이라고 부른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단어 하나에 불과하지만 안과 밖의 경계를 확연하게 표현해준다.

그게 바로 "포철"과 "종철"의 차이다.


포항은 화려한 도시의 겉모습에 비해 속은 많이 복잡하다.

한국전쟁이전의 도시 모습과 한국전쟁을 치르면서 변화된 모습이 확연히 다르고

1960년대 포항종합제철소가 만들어지면서 도시는 완전히 달라진다.


우리는 그렇게 달라진 화려한 모습만 기억하지만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결코 화려한 변화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


포항종합제철소는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기위해 직원들에게 집을 제공하고

자녀들을 위한 학교를 만들고

여가 생활을 위한 문화시설을 만드는 등 포항이라는 도시를 완전히 다르게 만들었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원주민들의 상대적 아픔은 헤아리지 못했다.


포항종합제철소 굴뚝을 통해 배출되는 매연으로 시민들이 고통을 받았지만

경제개발이라는 국가적 중대사앞에서 말도 못하고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제는 시간이 흘러 포항이라는 도시를 위해 서로 힘을 모으고 있고

시민들은 포스코가 환경적인 문제를 넘어서 포항을 키우는 공익적 차원의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인문도시지원사업도 크게 보면 포스코의 공익적 활동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작용하고 있는지 모른다.


포항 시민들도 포스코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

과거에는 포스코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도 느끼고, 환경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포항의 미래를 볼 때 포스코의 역할은 결코 무시할 수가 없고

포항의 미래를 견인할 동력은 포스코를 통해 나올 수 밖에 없음을 안다.


포항 시민들은 화려한 도시의 모습 보다는

포항이라는 작은 어촌의 예전 모습과 그 속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재조명하기를 원했다.

도시가 개발되면서 과거의 모습을 부수고 지워버리지 말고

보전하면서 그 속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을 남기자고 한다.

인문학이라는 것은 사람들의 삶의 얘기이므로

포항 사람들이 살아 온 삶의 흔적들을 찾아서 기록하고 보전하는 노력이 인문활동이라고 하였다.




포항중앙도서관 - 포은도서관

철의 도시답게 건물의 외관은 철을 표현하고 있다.

세미나는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그런데 마지막날 토론에서 어떤분이 "도서관"이어서 웬지 심리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도서관이 아닌 곳에서 '시민회관' 같은곳에서 하기를 희망하였다.

도서관이라는 곳은 공부해야 한다는 압박을 은근히 느끼시는 것 같다. 







2017년 12월 26일 첫 토론의 모습들

두툼한 외투만큼 첫 마디는 상당히 무거웠다.

그래도 주제를 가지고 토론하고, 정리하고 조별로 발표까지 하였다.

마이크만 주어지면 다들 발표는 매우 논리적으로 잘 한다.






해가 바뀌고 2018년 1월 30일 두번째 토론회 모습들

한달만이라 아직도 두툼한 외투를 걸치고 서로가 다소 어색하기도 하였다.






옷차림이 많이 가벼워진 세번째 토론회는 2018년 3월 27일에 있었다.

두달만에 다시 만났고 어색함이 많이 사라졌다.






네번째 토론회는 2018년 5월29일 진행되었다.








네번의 토론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토론은 2018년 6월 9일에 진행되었다.

전체 강의와 토론을 돌아보는 자리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이어서 수료식과 위촉장 수여를 하면서 근 1년에 걸친 행사는 끝을 맺었다. 



http://tinyurl.com/2017poh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