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퍼실리테이터

국민권익위원회 시민토론

바다오리~ 2018. 6. 24. 15:43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한 시민참여 토론회"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하는 시민토론이 지난 토요일에 있었다.

2017년 12월 토론회에 이어 두번째로 진행되는 국민권익위원회 토론으로

이번에는 "우리사회의 불공성 사례와 2030세대의 고민"을 중심으로

시민들이 생각하는 해결방안을 모색해보는 원탁토론으로 진행되었다.


합정역 인근 프리미엄라운지에서 청렴정책모니터단과 국민생각함 우수참여자 60여명과

국민권익위 공무원등이 함께 토론에 참여하였다.


8개의 테이블로 구성이 되고

테이블에는 국민권익위원회 공무원들이 1명씩 참가를 하였으며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도 1번 테이블에서 끝까지 토론에 참가를 하였다.


토론의 주제 중 하나인 "2030세대의 고민"에 맞게

참가자들은 대부분 2030세대가 중심을 이루었다.





토론 현장은 인원에 비해 공간이 매우 협소하였다

옆 테이블과 간격이 적절하제 못해 서로 맞 닿기도 하고

테이블의 토론 내용이 소음으로 작용하기도 하였다

공간에 맞게 적절하게 인원을 조정한 장소이기는 하지만 다소 비좁았다.



이날 토론은 몇가지 문제를 안고 시작하였다


첫번째는 토론을 진행하고 이끌어 가는 리딩퍼실리테이터가 비전문가로 지정되었다

원래 코리아스픽스의 이병덕대표(한국퍼실리테이터연합회장)가 맡기로 하고 준비를 하였는데

국민권익위원회의 요청으로 담당자인 국민신문고 과장이 진행하게 되었다.

리딩퍼실리테이터는 단순 사회자가 아닌데 아직 토론이라는 과정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다.


주최측에서 사전에 리딩퍼실리테이터를 충분히 교육시키고

테이블 퍼실리테이터들에게도 이런 사실을 인지시켜 진행상 어려운 점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였으나

현장에서는 불협화음이 생겼고, 생길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다른 어떤 토론보다 테이블 퍼실리테이터들이 진행하기 까다로웠다.


예를 들면, 리딩퍼실리테이터가 진행하는 마음열기는 간단하게 진행되고

토론이 들어가면 테이블에서는 참가자 소개를 하고, 토론 규칙을 알려주고 하는데

리딩퍼실리테이터가 마음열기에서 각자 소개를 하라고 많은 시간을 주는 바람에 혼란이 생기고

토론중에는 인터뷰와 상호토론, 투표에 이르는 과정을 이어주지 못해서

각 단계가 뚝뚝 끊어지는 현상이 생겼다.


결국 이 문제는 당연히 발생할 문제였고,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

퍼실리테이터로 토론에 한번도 참여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퍼실리테이터로 수많은 경험을 쌓아야만 할 수 있는 리딩퍼실리테이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

최대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테이블에서는 많은 노력을 하지만


클라이언트들은 이런 무모한 발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토론은 토론 진행자가 해야 하는 것이지

담당자가 행사 사회를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았으면 싶다.


두번째는 토론에 앞서 진행되는 워크숍이었다.

청렴정책국민모니터단 워크숍을 먼저 1시간30분가량 진행하고

그 다음에 토론을 하는 것으로 시간 계획이 정해졌다.


토론에서는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의견을 교환하는 최초의 시간이 매우 중요하고

그 시간을 통해 참가자들을 토론의 아젠다속으로 집중시키기도 한다.

그런데 이 날은 그런 시간을 가지지 못한채

바로 토론으로 넘어가는 구조로 진행되어 아쉬웠고


오히려 시간 계획을 바꿔서 토론을 먼저하고 이후에 워크숍을 했다면

워크숍 시간에 좀 더 활발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한다.



2번 테이블의 참가자들은 8명이었다

30대 후반의 주부 2명, 대학생 2명,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 중인 20대 3명

권익위 공무원이면서 30대 육아맘까지 다양하게 구성이 되었다.



첫번째 토론의 경우 주제가 다소 무겁다

"우리가 경험한 불공정 사례와 그 해결방안"


대학생은 고교시절 교사들의 성적 편애를 지적하고, 내부고발제도를 학교에도 활성화햇으면 했고


스타트업을 시작한 청년은 비정규직과 정규직이라는 구분, 특히 비정규직을 바라보는 안 좋은 인식을 바꾸길 원했다.

그리고 스타트업 1년차들은 비용 때문에 4대보험을 가입하기 힘든데 반해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금은 4대 보험을 든 업체에 한해서 지원이 되므로 이런 점이 불공정하다는 점을 들었다.


대학 졸업을 앞둔 청년은 지역할당제의 문제를 지적하였다.

공기업이 지역할당제로 지방대학 출신자들에게 30%의 인원을 배정하는 것이

공부를 열심히해서 서울로 진학한 학생들에게는 불공정하고

그렇게 들어간 직장인들로 서울 생활을 위해 지역을 떠날려고 하므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역할당제로 지방대학 출신자에게 배정할 경우에는 전국단위 모집을 하지말고

처음부터 지역단위 모집으로 했으면 하는 점을 들었다.


그리고 직장에 들어간 청년들은 주거문제를 들었고

주부들은 육아와 일을 가장 큰 불공정 사례로 들었다.


이런 각자의 주장들이 펼쳐지고

상호토론 시간에는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서 조금씩 변하였다.

취업이 문제라고 생각했던 청년들은 얘기를 들어보니 주거가 더 문제 같기도하고

주거가 문제라고 생각했던 청년은 다른 얘기를 들어보니 육아와 일이 더 큰 문제라고 여기게 되었다.


토론을 통해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내 의견과 비교하고, 더 낳은 선택을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나타나는 좋은 자리가 아니었을까 싶다.



두번째 토론은 첫번째에 비하면 좀 접근이 수월하였다.

"2030세대의 고민과 해결방안"


여성들을 상대로한 몰카범죄에 대해 여성들이 느끼는 위협의 심각성이 느껴졌다.

일상에서 공포를 느끼고

화장실을 이용할 때 마다 위협을 느낄 정도로 몰카범죄가 일상이 되고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범죄자들을 잡아도 경미한 처벌로 그쳐서 더욱 힘들다는 점을 토로하고

이를 좀 더 강력하게 처벌하길 원하는 내용들이 있었다.


취업과 주거,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의 문제는 표면적으로 자주 등장하지만

몰카범죄라는 새로운 위협이 2030세대의 여성들을 괴롭히는 문제의 하나이고

얼마전에는 대통령도 여성상대 몰카범죄의 엄단을 공표하기도 했지만

사실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토론을 통해서 나도 그 심각성을 깨닫는 자리가 되었다.



토론이 끝나고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님과 함께 퍼실리테이터들 기념촬영




토론장으로 가는 지하철에서 바라본 여의도

후반기 국회 원구성도 이루어지지 않는 답답한 국회

국회 주변 공사현장 처럼 국회도 공사중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