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영화보기

독전 - 에피소드들의 혼란

바다오리~ 2018. 6. 2. 01:29

바쁜 5월을 보내고 맞이한 6월의 첫 날

오랫만에 휴식을 겸해서 그녀와 영화관으로~~

CJone에서 1인 동반관람권 쿠폰을 보내줘서

나는 그저 +1으로 그냥 영화를 보았을 뿐이다


이상하게 돈을 안내고 보는 영화는 별로 기억에 강렬하지 않았는데

역시나 "독전"도 그리 강렬하지 않다

그냥 그런 영화, 오락성 좋은 영화 정도로 기억된다



"독전"

영화 내용보다 이제는 고인이 된 배우의 유작이라는 광고가 더 큰 영화

그러나 위 포스터처럼 에피소드들의 혼란이랄까

볼거리는 많으나 임펙트는 없는 영화 같다.



독전 ; 제목이 참 어렵다

원래 중국 영화로 개봉된 것을 리메이크했다고 한다

중국영화 "毒戰"은 마약상들의 전쟁을 제목으로 했다. 영어도 Drug War

한국 영화는 독전의 한자를 표기하지 않아서 무슨 뜻으로 한건지 모른다

다만 영화를 보다보면 혼자하는 전쟁의 독전 같은 느낌으로 보여지고 싶은 것 같기도 하다

부제는 영어로 Believer, 믿는 사람, 신자라고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제목부터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다 핵심을 놓친 듯 하다


영화에도 계속 믿음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형사님 저 믿으세요, 저는 형사님 믿어요"

"저 새끼가 동우 죽이고 우리를 물먹였는데 믿자고요"

계속 반복되는 이 대사가 결국 암시를 한다


오프닝과 엔딩이 같은 장면 이어서 좀 신선했다

이미 복선을 깔고 시작한 영화의 결말을 보여주는 세심함이랄까


영화의 시작부터 여러가지 단서들이 나타나고

대략 누구일 것이라는 짐작이 간다

그래서 이 영화는 베일에 쌓인 그가 누구인지가 중요하지 않다

다만, 그가 왜 그렇게 되었을까가 더 궁금해진다

그러나 마지막에도 그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그리고 엔딩에서 누군가는 죽었는데

그게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는다

오로지 영화를 끝까지 본 관객이 스스로 상상해 보도록 여운을 남긴다

나는 그가 죽었을 것으로 확신한다


"너는 지금까지 행복한 적이 있었니"

그는 주유소도 없는 눈 덮힌 광야를 차에 기름통을 싣고 달린다

그리고 가는 도중에 기름통으로 차에 직접 기름을 넣기도 한다

결국 그에게는 돌아갈 기름이 없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너는 행복한 적인 있었냐는 질문은 나에게는 지금이 행복한 순간이라는 반증 아닐까

그리고 그는 신분도 버리고 오로지 혼자의 몸으로 왔을뿐


오두막안에서 울리는 총성 한발

그리고 카메라는 점점 오두막에서 벗어나

광활한 호수와 눈덮힌 설산을 비추면서 점점 멀어진다

"너는 지금까지 행복한 적이 있었니~~~~~~"





조진웅이 주연으로 발탁된 영화

아마도 조진웅이 주연이 된 이유는 위 세 장면을 보면 이해가 된다

형사역, 그리고 마약에 쩔어 반은 미친 보스역, 마약을 거래하는 중간 딜러역까지

서로 다른 이 세가지 역할을 해낼 수 있는 것이 조진웅의 매력인 것 같다





그리고 또 다른 주연 류준열

시종일관 침착한 역할을 시니컬하게 해낸다

마치 감정이 없는 로봇처럼



이제는 고인이 된 배우 김주혁, 그리고 미친 연기를 보여준 여배우 진서연

정말 어려운 캐릭터를 연기한 두 배우

그들이 걸터 앉은 호피무늬 테이블이 그들의 연기를 대변하는 듯 하다

호랑이처럼 으르렁 거리는 포효~~~



오랫민에 스크린에서 보는 차승원

로만칼라를 살짝 비틀고 흰색으로 종교적 의미를 빗대어 보여준다

Believer라는 부제에 가장 잘 어울리는 캐릭터인데

사실은 바람잡이 역할이 아닐까




김성령 - 나이가 무색하게 멋지게 등장하는 그녀

그런데 폼을 너무 잡아서 그런지

대사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

말이 빠르고 소리가 너무 높아서 전달력이 아쉽다

동시녹임 좀 잘해서 대사 잘 전달되도록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여간 이 영화 엔딩 장면은 멋지다

엔딩 장면을 혹시나 찍은 사진이 있나 싶어 검색해 보았지만 없다

그렇다고 스크린을 찍어올 수는 없고

엔딩은 멋지다


그런데 이 영화는 에피소드들의 전개가 빨라서 그런지

영화 음악은 전혀 들리지 않는다

영화 음악이 없는건지

주차문제 때문에 엔딩을 보지 못하고 급하게 나와서~~~


에피소드들은 많은데

그것이 오히려 긴장감을 떨어지게 하는 것 같다

이 영화가 그렇게 핫해 보이지는 않는데

지금 장안의 화제작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