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책읽기

불안 위에서 서핑하기

바다오리~ 2018. 6. 25. 12:37

"불안 위에서 서핑하기"

하지현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정신과 전문의

2018년 5월 11일 초판 발행, (주)창비



이 책은 청소년 관련 도서 평론을 준비하는 동반자 덕분에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이다.

그래서 갓 구운 빵처럼 따끈따끈한 신간이다.


정신과 전문의면서 교수로 활동하는 저자가

대학에서 본 학생들의 모습들

상담을 하러 오는 청소년들의 사례들

이런 것들을 통해 요즘 우리 아이들이 처함 모습을 강연에서 보여준 것이다.

2017년 강연에서 했던 내용을 중심으로 수정 보완해서 책을 냈다고 한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처럼 구어체의 문장이어서

책 읽기가 수월하고 서울 다녀오는 지하철에서 휘리릭 읽을 정도로 가볍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하게 한다.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읽고난 후 생각은 깊어진다.


요즘 우리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것도 사실 핵심은 "성적"이다.

과거 우리를 힘들게 했던 것도 마찬가지로 "성적"이었지만

우리가 느꼈던 것과 지금의 것은 상당히 다르다.



내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 대학생활은 자유 그 자체였다.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하고, 결과에 책임지고

그 덕분에 대학때 해 보았던 것들이 직장생활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우리때 만큼 자유롭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대학에 들어간 나에게 어머니는 단 하나를 당부아닌 명령을 했다.

"대학 학비는 네 스스로 해결해라, 형들의 도움을 받지마라"

그래서 나는 대학 들어가자 마자 학비를 해결할 방법만 찾았다.

성적 장학금은 불확실하기에 좋은 선택이 될 수 없고

무조건 안정적으로 월급처럼 나올 학비가 무엇일까 찾다가

"군장학생"선발을 보고 바로 선택했다.

일단 학비 해결하고, 대학 마치고 군에서 일정기간 장교로 복무하는 걸로

괜찮은 조건이고 일단 나에게 가장 중요한 학비가 해결되므로

용돈만 아르바이트로 대충 마련하면 되니까


군장학생 덕분에 나의 대학생활은 자유 그 자체였다.

1학년은 한국해양소년단 동아리 대표 하느라 학교보다 학교 밖으로 더 돌아다니고

2학년은 총학생회에서 활동하면서 학교안밖을 헤집고 다니고

3학년은 학과학생회에서 활동하느라 간만에 학과로 돌아와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그 와중에 3학년때는 문헌정보학과에서 부전공까지 하느라 그 과에 아예 눌러 살기도 하고

4학년은 졸업논문 제대로 쓰면서 처음으로 성적 장학금도 받아보고


대학 4년을 정말 바쁘게 보냈지만

그게 사실은 직장 생활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런데 요즘 대학생들이 이런 생활을 했다간 취업은 고사하고 졸업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하지만 이런 생활이 삶을 살아가는데는 필요한데

정해진 하나의 방법으로 공부만 하는 것이 바람직한건지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

대학 생활은 자신의 잠재력을 찾아서 방황을 해보기도 해야

사람이 더욱 단단해질 텐데 그렇지 않은 현실이 안타깝다.


그런 점에서 요즘 아이들의 고민과 현실을 보여주는 이 책이 많은 생각을 던져주고

아이들 뿐만 아니라 그 부모들이 읽어본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


"지금 청년들은 매미 같아요. 매미는 고치안에서 8년 동안 있다가 세상에 나오면 고작 한 두달 울고 죽지요.

지금 청년들이 어른이 되려고 준비만 하다가, '스펙'만 열심히 만들다가 잠깐 어른이 되어 보고는 얼마 후 은퇴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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